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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 보라 이야기

글쓴이 : 김재희 날짜 : 2008-02-21 (목) 16:57 조회 : 1141
우리의 정겨운 이웃
덕음봉 할머니 그리고 황구(똥개 보라)

 
덕음봉 황구(보라)는 그 타고난 순한심성과
슬픈 눈빛이 올여름의 피할수 없었던 보신탕에서
그 자신을 구했다

황구는 지난가을 조그만 새끼로 덕음봉밑
할머니댁으로 팔려왔는데 암놈으로
얼굴에 반은 눈이 차지할만큼눈이 커다란 강아지였다

이름을 쏘로(슬픔)로 할까하다가 그때 그 앞 밭에
너무도 곱게핀 도라지 보라색 꽃을 보고
지어준이름이 보라였다

기르던 개를 복날 앞뒤로 개장수가 다시 사가고
대타로 새로온 강아지 보라

일년을 키우면 삼복이 다가올즈음 개장수가 와서 샘을 치르고
작은개 한마리를 대신  달아매주고 보신탕집으로 보내 지곤한다

이때 할머니는 세심하게 그사이 멕였던 사료몇포대
똥치우고 보살핀 인건비등을 순간적으로 계산하고
조금의 가격협상후 개를 넘긴다
이때 개가 제공한 적적한 산골에서 함께 친구되어준 우정....
이런것이 계산에 전혀 포함되지도 않고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
제일 중요한것은 황구 자신의 몸무게

근수에 따라 고기값만 인정이 되는 아주 비정한 거래인데 쌍방이
전혀 슬픈기색이 없는것이 이거래의 특색이다

항구 구출작전의 시발점은 황구의 그 슬픈 눈빛이었다

황구는 개끔이 없는 한겨울에 아주비싼 몸값을 치르고 인도되었다
미국서 다니러간
홍선생님의 딸이 황구 구명을 아버지에게 부탁드리고 간 까닭이었다

달포전 미리 황구 보라의 몸값을 치루고 이제부터 좀더 나은 환경에서
사랑받으며 황당하게 닥치는 복날 탕꺼리 식육의 운명에서
명을 다할때까지 보장된 운명으로 전환되는
운명의 날이기도 했다

어제 보라를 싣고 곡성의 새 거처로 옮기어 가는도중에서도
한번의 반항이나 당황함도 없이 숨죽이고 따라나서던 보라를 바라보며
한치앞에 전개될 사정을 전혀 인지하지못하면서도
처연하게 따라나설수 밖에 없는 그의 처지가
나와 무엇이 다른가 이런저런생각을 하다보니 곡성에도착했다

넓은 과수농장에
어제 마련한 새집과 3마리의 진도개 친구들 그리고 
넉넉히 제공하는 제밥그릇을 보며

금방 적응을 하기시작하더니 처음으로 크게 짖어대기도 했다
아마도 텃세를 부릴 고참들을 향한 시위처럼 보였다
잠시 곡성의 완계정사 오봉대를 둘러보고 오니
먼데서 꼬리를 흔들며 아는척을 한다

먹이도 포식하고 커다랗케 응가도 한뭉치 만들어 놓고
그 잠깐사이에 기상이 늠름해 보인것은
내생각만은 아니었던것같다

내 다리를 끌어 않으며 낑낑대며사랑표현을 하려하였다
참선하던 멍멍이를 만난듯 했는데
처음으로  달라진 모습에 서로가 어색하였다

 
다음주에는 돼지뼉다구 한벌 추려달라고 하여
보신한번 시켜주어야 겠다
함께한 홍선생님은 시종일관 즐거우셨다

아주 큰일을 하나 처리하는 보람된 날이라고 생각하셨나보다

보라야 !!!!

이제 네 명대로 오래사는것만 남았다
너나 나나 한치앞 닥쳐올 운명을 까맣케 모르기는 일반이다

이제 더이상 서글픈 표정 짓지말자

황구 보라 만세 ......
우리 같이 잘살아 보기요..잉


................................................................

다음날 저녁 최고급 개사료 2포대와 돼지등골 한벌이
곡성의 이선생님댁에 도착되었다
은퇴하신 노교수한분과 초로의 김선생이 그 배달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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