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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마음 공부

글쓴이 : 은둔자]펌-NG… 날짜 : 2009-03-08 (일) 21:58 조회 : 948
은둔자]펌-NGO 활동가의 마음 공부 NGO활동가의 마음의 공부                                                                                                                        박성준(움직이는 학교 대표)

자기 말을 줄이고, 남의 이야기에 조용히 깊이 기울이는 지도자,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 온후한 표정의 ... 그러면서도 유능한 NGO활동가들을 만나기 쉽지 않다. 왜 그럴까?

NGO 지도자들과 활동가들이, 어느 틈엔가 우리 사회의 여느 지도층과 마찬가지로 굳은 표정에 권위적이고 관료적인 말투와 제스처까지 배워버렸다면 이 얼마나 슬픈 일일까?

몸과 마음에 평안과 휴식을 가져다 주는 고용한 명상과 내면의 성찰은 종교인에게만이 아니라 사회운동가와 NGO 활동가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활동가들이 일에 지치는 것은 건강문제나 육체적 피로 때문만은 아니다. 평소 마음의 건강과 영적(정신적) 발전(spiritual development)에 힘쓰지 않기 때문 일 수 있다. 정신의 부실이 육신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원인이 된다. 간디는 중요한 사회적 행동을 앞에 두고는 반드시 그 준비를 위해 고독한 명상, 기도, 때로는 단식을 했다고 한다. 간디만 그랬던 게 아닐 것이다. 오늘날 세계의 많은 훌륭한 NGO 활동가들이 그렇게 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신의 내적 변혁을 위한 성찰과 정진으로부터 얻은 것만큼만, 사회운동에 쏟아 부을 수 있을 뿐이다.

NGO 활동가는 인간의 가치와 존엄을 깨닫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을 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존경심을 가져야 한다. 한사람 한사람이 사람으로서의 가치와 인격의 존엄에 눈떠 자율적인 인간으로 우뚝 일어서서 당당히 걸어갈 수 있도록 서로 배우고 가르치고 격려하고 북돋아 주어야 한다. 그래서 각자가 자신과 자신이 속한 사회와 인류의 미래에 대해 책임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일상과 분리되지 않는 영적·정신적 힘은 시민운동가에게도 요구되는 품격이다. 평화와 화해를 간절히 구하는 마음, 참된 민주주의와 사회적 정의를 희구하는 정치적 각성, 깨어있는 양심, 도덕적 민감성 등은 NGO 활동가들이 닦아야할 마음 공부의 불가결한 요소이다.


이제, NGO활동가들에게도 시민운동의 영성(Spirituality : 혼 또는 마음으로 불러도 좋다)이라고나 할 그 무엇이 필요하다. 그 에센스는 겸허하게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깊이 귀기울여 듣는 것, 곧 경청(Mindful Listening)에 있다. 경청은 내 존재의 가장 깊은 곳을 열어 놓고 사람에게, 자연에게, 천지신명에게 고요히 정성을 다해 귀 기울이는 것이다.

비판하고 따지고 주장하는 말하기(Speaking)에 못지 않게 겸허히 마음을 비운 듣기(Listening)가 필요하다. 즉 말하는 '입'과 '귀'의 균형이 요구된다.


경청이란 사람에게 변화를 강요하기보다는 변화의 씨앗을 그 마음에 가득히 뿌려놓는 것과 같다. 우리 사회에 예언자적 선포(Prophetic Speaking)는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예언자적 경청(Prophetic Listening)'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새로운 인식이 요구되는 시대가 아닐까.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 것 같을 때, 더 깊숙이 귀 기울이고 고요히 기다려 보면 소리 아닌 소리가 내 마음의 귀에 들려 온다. 사람들에게 말과 설교대신에 마음의 귀를 가지고 가 보자. 나 자신의 계획이나 용건, 판단이나 충고 따위를 완전히 접어놓고, 오로지 상대방에게 나를 내 맡겨 귀기울일 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관계가 두 사람 사이에 싹트게 된다.
듣기에만 길들어져 있는 것으로 보였던 민중이, 그래서 자기 주견이나 얘기거리를 가지고 있지 않은 듯이 보였던 그들이, 비로소 가슴을 열고 이야기 꾸러미를 풀어놓기 시작할 때, 그들 자신조차도 의식하지 못했던 놀라운 지혜와 꿈과 비전이 엉킨 실타래 풀리 듯 술술 풀려 나오게 된다.
이 새로운 관계, 새 카이로스(Kairos) 속에서 상처가 아물고 한풀이가 시작된다. 민중이 제 이야기에 스스로 격려 받고, 힘이 북돋아져 현재의 곤경을 박차고 일어 설 수 있는 계기가 열리면서 영원히 풀리지 않으리라 체념했던 난제에 해답이 주어진다.

NGO는 "개별 인격들의 자유로운 전체"(김지하)인 공동체가 되면 좋겠다고 나는 꿈꾼다. 그 안에서는 개인의 자율성과 창조성이 진정으로 존중되면서도, 그 개인들이 뿔뿔이 흩어지지 않고 전체를 형성하되 자유와 창의성이 넘치는 탄력적인 전체를 이루는 그런 공동체를. 거기서는 구성원의 다양성과 차이가 존중된다. 사상, 신앙, 문화, 언어, 취미, 관습 등에 있어서 차이와 다양성이 권장되고 향유된다. 일의 평등성(Equality at work)을 추구한다. 공동체 내에서 일과 역할의 기능적 분화가 인정되나 신분이나 지위의 개념은 인정되지 않는다. 역할의 기능적 분화가 가져올 수 있는 공동체 성원간의 평등성의 저해 또는 악화를 방지하고 이를 강화하기 위한 다방면적인 노력이 경주된다.
이 NGO는 축제가 있는 공동체여야 한다. 축제(Festival)와 축하(Celebration)는 공동체 성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운동 속에서 부딪치는 시련과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기운을 북돋아 준다. 축제는 공동체 생활의 의미와 보람을 손으로 만지듯 느끼게 해주며, 단체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마찰과 사소한 분쟁의 찌꺼기를 말끔히 씻어내는 청량한 바람이 된다. 축제 속의 환희와 액스터시(Ecstasy)의 요소는 생명의 기운이 공동체를 구성하는 모든 성원을 관통해서 흐르게 하여 서로의 가슴을 하나로 묶어준다.

 

NGO 활동가는 평소에 노래와 춤사위를 익혀두고, 유머 감각을 길러두면 좋겠다.

시간을 다퉈 처리해야 하는 과중한 업무에 모두들 지쳐있을 때, 또는 중요한 사회적 행동에 즈음하여 공권력의 위협으로 위축되거나 긴장과 불안에 시달리는 자신과 동료들에게 기쁨과 웃음을 선사하며 서로 위로하고 원기를 북돋울 수 있는 여유를 발휘할 수 있다면 오죽이나 좋을까.

끝으로 먼 목표를 향한 견인불발의 정신을 NGO 활동가들의 소중한 덕목으로 강조하고 싶다. 법과 제도의 개혁과 같은 중요한 사회적 변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년이고 30년이고 꾸준히 참고 기다리며 줄기차게 싸워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성급한 낙관은 성급한 체념만큼이나 일을 그르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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