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유감(有感) - 우후죽순의 축제들을 이대로 두어도 좋을까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열고 있는 우후죽순의 ‘축제’들을 이대로 두어도 좋을까?
전남 함평군의 ‘나비축제’와 같이 특화되고, 아이디어 산업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축제가 있는 반면 대다수는 축제라는 간판을 단, ‘먹고 놀자’판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성공한 축제로 평가받는 함평나비축제의 개막식 모습들.
주민들에 의해 선출된 자치단체장들이 관광객들을 끌어 모아 지역경제 회생에 도움을 주고, 지역의 특성과 산업을 전국에 알려 궁극적으로 지역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 갖가지 축제들을 만들어 내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지역의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마련한 한마당 축제라면 찾는 이들에게 적으나마 ‘감동’을 줄 수 있어야지, 불쾌함을 넘어 ‘속았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면 지역 발전은 고사하고 오히려 그 지역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해 결과적으로 축제가 아니라 성토장(聲討場)으로 만드는 역효과를 내게 될 것이다.
휴일인 11일, 필자는 초등학교 동창회의 산행 모임을 따라 지리산 바래봉 산행에 나섰다. 88고속도로에서 지리산IC를 빠져나올 때부터 차가 밀려,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남원시에서 여는 바래봉철쭉축제가 하루 전부터 시작됐던 것이다.
애시 당초 축제를 보기 위해 온 것은 아니었지만 바래봉으로 이르는 산길은 인파로 넘쳤고, 바짝 가물은 날씨에 흙먼지가 진동을 했다. 그러나 절정을 이뤄야 할 철쭉은 최근 며칠 사이 뚝 떨어진 기온으로 활짝 피기도 전에 ‘서리 맞은’ 양 시들어 볼품없는 모습이었다.
바래봉으로 오르는 임도(林道)는 군데군데 콘크리트로 포장돼 발걸음을 무겁게 했고, 일부 구간은 어른 주먹보다 큰 돌을 시멘트로 갖다 붙여 놓아 발바닥을 아프게 했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부대끼고 흙먼지를 ‘배가 부르도록’ 마시며 서너 시간 산행을 하고 내려오니 축제 행사장이라는 주차장 일대는 흙먼지 휘날리는 속에 마치 전쟁터의 적진(敵陣)처럼 우리를 맞았다.
화장실이라고는 임시로 만든 것을 포함해 두 군데 밖에 없어, 그 앞에는 사람들이 장사진(長蛇陣)을 이루었고, 수많은 천막들은 정체불명의 ‘특산품’을 파는 노점상들과, 위생과는 거리가 먼 음식과 술을 파는 주점들 일색이었다.
눈을 씻고 봐도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 식수(食水)대라든가 그늘을 만들어주는 파고라 같은 휴식공간은 없었다.
축제라기보다는 ‘난장(亂場)’에 가까웠다. 아니 난장은 그래도 낭만이라도 있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긴 하지만 ‘과대 포장’으로 속이는 일은 없다.
이러고도 축제를 홍보하고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려고 애쓰는 남원시의 ‘무신경(無神經)’이 놀라울 뿐이었다.
어디 남원시뿐이랴! 급조된 축제의 대다수가 이처럼 알맹이(contents)도 없이 오직 상인들에게 장사판을 만들어 주고 그들로부터 세금이나 거두는 것이 전부가 아닐까?
지방자치제로 중앙정부도 이런 축제 같잖은 축제의 남발 조차 막을 수 없으니 어설픈 축제 흉내를 내는 곳에는 국민들 스스로 알아서 가지 않는 방법밖엔 없겠다. 사람들이 찾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인터넷 시대를 이끌어가는 누리꾼들은 터무니없는 ‘광우병 소동’을 퍼뜨리는 대신 ‘축제의 허상과 실상’ 같은 유익한 정보들을 올려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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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난장판 (2008-05-16)
그랬다.철쭉꽃의 명산 바래봉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남원은 허브를 알리기 보다는
난장판의 일면을 보여주는데에 또는 일개 전문대학 홍보전을 보여주는데 그쳤다.
황당하기 이를데없는 졸속 기획...반드시 호된 질책과 평가가 있어야 할것이라고 본다.
예산탓만 할일은 절대 아니다. 어떤 핑계나 변명도 용납이 안된다. 허접스런 축제로 인하여 예산낭비를 초래한 행사 주최측은 크게 반성해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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