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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조선의 여성들, 부자유한 시대에… / 박무영 외

글쓴이 : 양경님 날짜 : 2008-01-21 (월) 16:38 조회 : 1217
책세상]조선의 여성들, 부자유한 시대에… / 박무영 외
부산일보|기사입력 2004-07-13 13:12 |
 
''신사임당=현모양처'란 공식으로 박제화된 몇몇 외엔 여성의 역할모델이 없다.게 여성성을 부정하는 무의식의 한 부분이 된다

.' 박무영 김경미 조혜란,3인의 여성국문학자가 고전문학이라는 전공을 살려 가부장제의 얼음감옥에 갇혔던 조선 여성들의 삶을 추적했다.

'조선의 여성들,부자유한 시대에 너무나 비범했던'(돌베개/1만1천원)은 그 결과물. 신사임당,송덕봉,허난설헌,이옥봉,안동 장씨 등 조선조 여성 14명 의 삶을 되살린 책은 사람을 주눅들게 하는 위대한 여인열전이나 여성 생활사와는 다르다.

현모양처나 불우한 천재 등의 등식을 뛰어넘어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자존을 추구한 여성 하나하나의 삶 을 불러낸다.

먼저 신사임당. 사임당이 여성 예술가가 아니라 '율곡의 어머니'로 기억된 데는 송시열의 역할이 컸다.

송시열은 사임당의 난초 그림 발문에 '손가락 밑에서 표현된 것으로도 능히 자연을 이루었 으니 사람의 힘을 빌려서 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림도 하물며 이 같거늘(…) 자식을 낳음에는 율곡 선생을 낳으심이 당연하다'

고 썼다. 그림에 대한 평가는 율곡의 어머니로서의 환기를 위한 도입이었을 뿐. 그러나 사임당은 결코 말 없고 순종적인 여인이 아니었다.

시댁 어른들 앞에서도 자기 의견을 분명히 밝히는가 하면 남편에겐 재혼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기도 했던 것. '홀로 벼슬하며 그대를 생각하노라'의 주인공인 미암 유희춘의 아내 송덕봉은 자신의 문재를 임금이 알아주길 바랄 정도로 자부심
넘치고 공적인 영역에 대한 열망도 강한 여성이었다.

오죽했으면 꿈에서 임금이 그를 찾아와 시를 듣고 궁궐로 데리고 들어가 상을 내렸다는 꿈까지 꾸었겠는가. 자부심과 열망은 종종 불우한 삶으로 이어졌다.

16세기 두 명의 여성 시인,허난설헌과 이옥봉이 대표적인 예. 자유롭고 방탕하기
까지 한 시에서 자유로운 영혼을 드러냈던 허난설헌은 남편과 불화로 외로웠고 홍대용 등 남성들의 중상모략으로 상처받았다.

또 ''화장품 냄새'나 풍기는 부인의 시를 초월한다'고 평가받은 이옥봉은 스스로 남자를 선택한 여장부였다.

서녀였던 그는 자신의 문학적 재능을 알아보는 유부남 조원을 찾아내 그의 첩을 자처 함으로써 스스로 삶을 개척해갔지만 이웃의 송사에 글을 한 줄 써 준 죄(?)로 소박을 맞고 임진왜란 중에 비명에 가고 만다.

남장을 하고 여행을 감행하고 여성문화 동아리를 만든 김금원은 새로운 시도로 삶을 개척한 적극적인 여성. 그는 19세기 중반 금강산과 관동팔경,설악산을 둘러보고 '호동서락기'라는 기행문을 남겼는가 하면 정약용의 '죽란시사',박지원의 '백탑시사'처럼 여성 문화 공동체인 '삼호정시사'를 꾸려 거문고를 뜯고 시를 지으며 즐겼다.

그 모임의 열혈 멤버였을 것 같은 이가 바로 18세기의 김호연재다. . '취한 뒤에 넓어/마음을 열매 만사가 태평하도다/고 히 돗자리 위에 누웠으니/잠시 세정을 잊고 즐길 뿐'이라는 구절에선 안방마님이 아니라 한량의 배포가 느껴지지 않는가.

굶주린 백성을 위해 재산을 헌납한 김만덕,유가적 도덕 규범을 아랑곳하지 않고 여성의 몽상을 표현한 시골 색시 김삼의당,성리학자 임윤지당,남편의 스승이 된 강정일당에 대한 얘기도 들어있다.

김아영기자 yeong@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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