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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묵 교수의 NGO의 도전과 과제"중에서

글쓴이 : 양경님 날짜 : 2007-11-12 (월) 17:09 조회 : 1135

박재묵 (충남대 사회학과 교수, 대전충남지역혁신연구회 공동대표)
중도일보 4.30 기고문
NGO의 도전과 과제
우리나라 NGO는 약 10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존하는 NGO 중에서는 YMCA가 1903년에 결성되어 1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YMCA가 출현하기 이전부터 이미 독립협회(1896년) 등이 오늘날의 NGO와 유사한 활동을 전개한 기록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NGO의 역사가 1세기를 넘는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NGO의 활동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이다.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으로 시민사회의 정치적 기회가 크게 확장되면서 이때부터 이른바 ‘NGO의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지난 20년의 기간에 NGO의 수는 가히 폭발적이라 할 만큼 급속도로 증가했고, 그 사회적 영향력도 크게 확대되어 왔다. 또한 NGO는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사회 각 부문의 개혁을 견인해 내는 데도 지대한 공헌을 해 왔다.

이처럼 고속성장과 발전을 거듭해온 우리나라 NGO는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우선 지난 20년간 지속되어온 NGO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들 수 있다. 전체 NGO의 수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지만, 영향력이 큰 일부 시민운동단체의 경우에는 회원의 수가 정체되거나 다소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NGO에 대한 적극적 참여자와 지지 세력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그 동안 고도성장을 구가해온 NGO로서는 새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시민운동단체에 국한시켜 볼 때, 이념과 노선의 분화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는 이른바 ‘개혁지향적’ 시민운동이 경쟁자 없이 시민운동계를 독주해 왔지만,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한편으로 보수적 지향의 시민운동이 출현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개혁지향적’ 시민운동 내부에서도 노선의 분화가 나타났다. 물론 이념과 노선의 분화가 진행되었다고 해서 ‘개혁지향적’ 시민운동의 위상이 크게 약화된 것은 아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개혁지향적’ 시민운동이 주도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이념과 노선의 분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처럼 시민운동단체의 성장세 둔화와 내부 분화 현상을 놓고 최근 ‘NGO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어느 일간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NGO에서 일하는 활동가들의 48.6%가 현재의 상황을 시민운동의 위기로 보고 있다. 이처럼 NGO 내외에서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위기의 실상이 제대로 보고되는 경우는 드물다.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NGO위기론’이 NGO가 처한 상황을 다소 과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NGO의 수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고, 활동력의 수준에서도 큰 변화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비교적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 쪽은 시민운동단체들이고, 그러한 변화도 일부 시민운동단체에 국한되어 있을 뿐이다. 상대적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시민운동의 경우에도 ‘위기’를 말할 정도로 활동이 위축되거나 조직이 붕괴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NGO활동 전체는 물론 시민운동이 위기의 국면에 들어갔다기보다는 오히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조정기에 들어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물론 위기가 아니라고 해서 시민운동과 NGO가 현실에 안주해도 좋다는 것은 아니다. 특히 시민운동은 그 활동의 특성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감수성과 함께 부단한 자기 성찰이 요구된다. 과거 민주화 이행기에는 민주화와 개혁의 의제를 내거는 것만으로도 일반 시민의 참여와 지지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그러한 의제의 상당 부분이 제도정치권과 행정으로 흡수되고 있는 지금은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이 때문에 시민운동은 제도정치권이 외면하고 있지만, 인류가 추구해온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생명, 평화, 평등, 자치, 억압으로부터의 해방, 소수자 및 약자의 보호 등의 가치는 시민운동이 개발해야 할 새로운 의제들의 보고이다. 아울러 NGO는 그 내부로 눈을 돌려 조직 내부의 민주화, 사회적 책임성의 담보 및 전문성의 강화를 위해서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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