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
상수도사업 민영화가 추진되고 있지만 언론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상수도사업 민영화를 물 산업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적극 지원, 시장 규모를 20조 원 규모로 키우고 세계 10위권의 물 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하루 341만 톤의 물을 공급하는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의 민영화가 검토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8월 서울시 산하 19개 상수도사업소를 민간에 위탁하고 상수도사업본부를 오는 2012년까지 공사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전남 나주에서는 상수도사업 민간위탁을 놓고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상수도가 민간 기업에 의해 운영될 경우 수도 요금이 폭등해 서민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공노는 “상수도를 민영화할 경우 경영성과에 매달리게 되고 공급 안정과 수질 개선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명분을 내걸고 있다. 보급률 90% 이상에 해마다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굳이 민영화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언론은 물 민영화를 철저하게 산업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세계적인 물 기업이 많은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국내 물 시장의 개방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11조원 오아시스 선점경쟁>이라는 기사에서 코오롱과 삼성엔지니어링, 태영건설 등의 경쟁을 소개했다.
중앙일보는 <물 산업을 육성하자>라는 남궁은 명지대 교수의 시론을 싣기도 했다. 남궁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상하수도 운영에 다양한 사업자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궁 교수는 규모의 영세성과 지역간 불균형, 비전문성을 지적하면서 민영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신문은 <세계적인 물기업 육성 시급>에서 “상수도사업본부를 공사화한다면 서비스는 나아지겠지만 현재의 물값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지금은 시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지만 공사화되면 가격을 올려 메울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일부 상류층에는 고급 수질의 물이 공급되지만 시골이나 변두리 지역은 물값이 급상승하거나 단수 위험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정종권 위원장은 “이제 1급수 마시는 시민과 2급수, 3급수를 마시는 시민은 물론이고 돈이 없어 물을 마시지 못하는 시민이 나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민영화된 물 시장은 세계적으로 9%에 지나지 않는다”며 “민영화는 수돗물 값 폭등, 관리 부실 등으로 몰매를 맞고 있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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