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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할 대상 정하기

글쓴이 : 지리산약초문… 날짜 : 2009-11-06 (금) 21:39 조회 : 1110
의지할 대상 정하기

 

다르마의 수행은 그 시작부터 정신을 계발해 가는 점차적인 과정이다. 하나의 수행이 충분히 성취되면 다음 단계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주어진다. 이런 단계들을 차례차례 거친 후에라야 최후의 바른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

요즈음에 와서 많은 사람들이 탄뜨라(밀교 : 身密)수행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탄뜨라의 수행에 성공적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탄뜨라의 길로 이끌어 줄 부수적인 과정의 성취가 불가결하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경향이 흔히 있다. 탄뜨라의 수행에 앞서 먼저 성취해야 할 세 가지 요건은 아집(我執)의 완전한 포기, 깨달음에 대한 갈망(보리심, Bodhicitta), 수나탸(Sunyata, 空)에 대한 바른 이해이다. 탄뜨라를 수행하려는 사람은 현교(顯敎, Paramitayana)를 추종하는 사람들보다 이 세 가지 요건을 더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 왜냐하면 탄뜨라의 수행은 깨달음을 성취하는 단도직입적인 힘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다르마에 정통한 스승들에 대한 굳은 신뢰의 마음을 가지고 그들로부터 적절한 지도를 받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건이다. 그저 성자들의 상(像)이나 모셔놓고 탄뜨라에 관한 책을 뒤적이며 머리를 굴리는 따위는 결코 탄뜨라의 수행이 아니다. 그러한 정도는 다르마 수행의 동기가 빈약한 사람들도 흔히 행한다.

특별한 기초수행의 방법과 지침은 탄뜨라의 수행 종류만큼이나 많지만, 여기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패턴(pattern)을 제시한다. 그리고 어찌하든 그것들을 제대로 성취하려면 가능한 한 바르고 세부적인 기술을 가르쳐 줄 정신적인 스승을 만나 보는 게 좋다.


1. 의지할 대상 정하기

다르마의 수행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할 채비는 의지할 대상(歸依處)을 정하는 일이다. 마음을 그 대상에 의지시키는 편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유익하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음식은 깨끗한 그릇에 담아야지 만일 불결한 그릇에 담았다가는 썩어 버리기 십상인 법이다. 따라서 붓다의 가르침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마땅히 붓다들 가운데 한 분의 품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야 한다. 여기에서 세 가지 측면을 거론한다.

1) 대 상
살아가는 동안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맞닥뜨린 사람은 자신에게 도움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기 마련이다. 우리가 윤회의 고통과 카르마(업)의 속박 혹은 정신적인 고뇌 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의지할 대상을 갈구하는 것도 그 비슷한 이유에서이다. 딱 잘라 말해서 괴로움에 처한 뭇 생명들이 바르고 확실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대상은 지혜와 덕을 두루 갖추신 붓다 뿐이다.

붓다는 티벳어로 쌍-게(San-rgyas)이다. 쌍(Sans)은 두 가지 장애의 잠(the sleep of the two obstruction)인 불안정한 감정과 뒤바뀐 견해에서 깨어난 분이란 뜻이며, 게(rgyas)는 세 가지 덕성인 자비, 지혜, 힘(부처님의 탁월한 능력)을 완전히 갖추신 분이란 뜻이다.

붓다의 자비는 모든 생명에게 평등하며, 붓다의 지혜는 제한(制限)이 없고 모든 지(知)를 다 갈무리한다. 그리고 뭇 생명을 구제하시는 붓다의 힘은 완전히 성숙해 있다. 수행자가 강한 인내심으로써 번뇌를 소멸시키고 덕성을 쌓아감에 따라 붓다의 이러한 속성이 그에게도 점차 갖춰진다. 마치 일상생활에서도 작은 노력들을 보태고 보태면 자신이 바라던 지위가 성취되듯이. 붓다의 입장에서는 이미 뭇 생명의 의지처가 되어줄 모든 수단이 갖추어져 있다. 무릇 남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이 그 일에 관한 충분한 경험을 갖고 있어야 한다. 자신도 잘 알지 못하면서 남을 도와주려는 사람은 길 안내를 맡은 장님이나 다를 바 없다.

누구든 붓다와 똑같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모든 생명은 하나같이 붓다의 성품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붓다의 성품(佛性, Buddhahood)을 쌍게 끼릭(Sans rgyas Kyi Rigs)이라고 하는데, 'Rig'은 바로 종자(種子)를 의미한다. 어떤 경전에서는 이 종자를 바로 붓다라고 부른다. 그러나 마치 자신 안에 하나의 붓다가 내재(內在)되어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철광석(鐵鑛石)이 곧 철(鐵)은 아닌 까닭이다. 불순물을 제거하는 여러 과정을 겪은 후에 비로소 철광석은 철이라 불릴 수 있다. 생명마다 갖추고 있는 붓다의 종자는 지금 미혹에 가려져 있는 것이다. 여러 단계의 "미혹의 베일(veil)을 걷어내는 과정"을 거친 다음에야 그 종자가 완전한 붓다의 성품을 드러내게 된다.

수행을 시작하자마자 당장 모든 미혹을 극복할 수는 없다. 계속적이고 끈기 있는 노력이 미혹을 완전히 제거하는 유일한 길이다. 뭇 생명들이 번뇌로 말미암아 지금은 비록 붓다와 다른 괴이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철저하게 다르마를 깨치는 그 순간부터 각기 자기 자신의 본래 모습을 회복한다. 곧 우주의 모든 붓다들과 똑 같게 된다. 여러 갈래에서 뻗어 나온 빛이 돋보기의 초점을 통과하여 한 지점으로 보이듯이 한 분의 붓다에게 의지하여 명상을 수행함은 모든 붓다를 예배, 공양함과 다르지 않다. 이름만 다를 뿐이지 붓다들의 성품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의지할 대상을 정하고 난 뒤에는 그 붓다의 청정한 세계(淨土)를 자신 앞의 공중에 뚜렷이 떠올린다. 중앙에는 가장 진귀한 보배들로 장식된 "깨달음을 성취하는 나무"를 세운다. 나무꼭대기에는 황금의 왕좌(王座)가 얹힌 큰 연꽃대가 있다. 모든 붓다의 근본 몸인 바이로차나 붓다가 인간의 모습으로 그 왕좌에 앉아 계시고 수많은 제자들이 주위를 에워싼다. 그 앞에 또 하나의 황금 왕좌에는 차크라삼바라(Cakra-samvara)가 놓이고 둘레에 명상하는 성자들이 있다. 바이로차나 붓다의 오른쪽에는 석가모니 붓다를 중심으로 한 많은 붓다들이 정좌하시고, 왼편에는 관세음보살을 위시한 많은 보디삿트바와 아라한 및 벽지불(Pratryeka-buddhas)들이 자리한다. 바이로차나 붓다의 뒤편에 위치한 왕좌에는 붓다의 가르침을 담은 수많은 경전들에 둘러싸인 "반야경(Prajna: paramita:)"을 모신다. 정면에는 다르마의 수호신들이 시립해 있다.

위에 소개된 방법이 너무 복잡하다고 여겨지면 자신이 정한 대상 한 분만을 떠올려도 좋다. 전체를 떠올리거나 한 분을 떠올려도 좋다. 전체를 떠올리거나 한 분을 떠올리는 효능은 동일하다.


2) 이 유
먼저 윤회에서 벗어나려는 의지에서 만일 윤회의 비참함을 깨닫지 못한다면, 의지할 대상을 정하려는 의지도 소망도 일어날 까닭이 없다. 다음에 그 목적을 성취하도록 도와 줄 수 있는 유일한 분이 붓다라는 믿음이다.


3) 방 법
자신이 정한 대상에 의지하는 올바른 방법은 그 분에게 자기 자신을 완전히 맡기는 것이다. 그분에 대해 가장 진지한 믿음을 갖는 일이다. 그러한 마음자세 없이는 수많은 탑돌이를 하고 경전을 줄줄 왼다 해도 도움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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