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의 한 가운데]인생의 끈
2009년 09월 09일 (수) 15:29:14 새전북신문 sjb8282@sjbnews.com
인생에서 열 살줄은 멋모르고 살고, 스무 줄은 아기자기하게 살고, 서른 줄은 눈코 뜰새 없이 살고, 마흔 줄은 서로 못 버려서 살고, 쉰 줄은 서로 가여워서 살고, 예순 줄은 서로 고마워서 살고, 일흔 줄은 서로 등 긁어주는 맛에 산다는군요.
인생을 짧게 정의하면 ‘사람낳기’라든가요? 인생을 행복하게 살려면 좋은 사람을 낳고 키우고 숙성시켜서 이웃으로 두어야 한다는 건데 이는 인생 그 자체가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하는 일이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일하기, 만나기, 문제해결하기’랍니다. 일은 사람과 함께 하고, 일하거나 놀려고 만나는 것도 사람이고,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도 사람이니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사람이지요.
일이 즐겁고 행복하려면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 되지요. 만남이 행복하고 즐거우려면 행복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과 만나면 됩니다. 문제를 만들지 않으려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사람과 함께 하면 되고, 문제를 멋지게 해결하려면 문제의 본질을 아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됩니다.
인생은 곧 사람입니다. 사람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면 인생이 소중하고 귀해지겠지요. 돈과 사람을 선택해야 할 때, 사람을 선택하면 참다운 인생을 안다고 할 수 있으리라!
인생은 사람과 만나서 노는 놀이입니다. 사람을 만났을 때 즐겁고 행복하면 인생이 즐겁고 행복해집니다. 지금, 여기,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의 모습이 내 모습이고 내 인생이지요.
이런 인생은 끈입니다. 사람은 끈을 타고 태어나고 끈을 따라 맺어지고 끈이 다하면 끊어집니다. 때문에 끈은 인생의 길이요, 연결망이요, 인연이니 내가 가지는 좋은 끈이 좋은 인연을 만들 수 있지요.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필요한 다섯 가지의 끈이 있습니다.
첫째는 매끈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고, 모난 돌이 정 맞기 쉬우니 까칠한 사람이 되지 말고 세련되게 입고 밝게 웃고 매너 있게 행동하여 외모와 성품이 매끈한 사람이 되자는 것입니다.
둘째는 발끈입니다. 실패는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넘어진 자리에 머무는 것입니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니 어려운 순간일수록 가슴속에 불덩이 하나쯤 품고 오히려 발끈하는 오기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지요.
셋째는 화끈입니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하고, 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하고, 어차피 할 일이라면 눈치 보지 말고 소신껏, 내숭떨지 말고 미적지근하게 하지 말고 화끈하게 하라는 것입니다.
넷째는 질끈입니다. 실수나 결점이 없는 사람은 없겠지요? 한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으니 다른 사람을 쓸데없이 비난하지 말고 남이 나를 비난해도, 입이 간지러워도 보고도 못 본 척 눈을 질끈 감으라는 것이지요.
다섯째는 따끈입니다. 계산적이고 차가운 사람이 아니라 인간미가 느껴지고 따뜻하고 털털하고 인정 많고 메마르지 않고, 베풀 줄 아는 따끈한 사람이 되자는 것입니다.
끈끈한 사람이 그리운 세상입니다. 한 번 인연을 영원한 인연으로 만나려는 끈끈한 사람들이 아쉬운 세상입니다.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인연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좋은 인연으로 끈이 되어주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풍성한 가을 문턱에서 매끈, 발끈, 화끈, 질끈, 따끈으로 아름답고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보시지 않으시렵니까?
/김양이(한일장신대학교 교수)
김양이씨는 서울여자대학교 문학박사. 현재 한일장신대학교 노인복지전공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