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원봉 옹은 전형적인 시골노인인데 말씀하시는 모습이나 몸가짐이 79세의 동년배 노인들과 다르다.
그는 지금 남원시조 협회에서 시조창을 가르치고 계시는데 시조를 하신지는 30여년 이되시니, 그 소리가 지난 오랜세월 만큼 숙성되어 그저 말할수 없이 편하고 좋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타고난 절대음감이 있어 소리면 소리 박을 맞추는 소리북 그리고 장고솜씨는 입신의 경지이다.
그리고 시조창의 반주로 단소연주도 하시는데 손재주도 좋으셔서 12율려의 단소를 손수 만들어 연주하신다.
10 수년전 여수 바닷가에 남들이 벌린 판에서 마침 술한잔을 거나하게 하고 지나다가 장고채를 잡았는데, 그때 좌중들이 장고줄에 걸어놓은 돈이 지금으로 치면
100여만원이 되었다고 하니 그의 신명난 장고 솜씨를 알수 있을것 같다 .
그리고 지금은 거의 원형이 사라져가는 만가 메김소리의 마지막 보유자 인듯한데
만가는 상여소리로 두시간여의 사설이 있는데, 그때 상황에 따라 재치를 보여 상주와 그 가족들의 눈물을 쪽 짜내야 저승노자도 생기는 법 그렇치만 그 자체의 단순한 음률의 음악성과 슬프지만 바탄에 빠지지 않는다는 우리 소리의 맥과 닿아있다.
풍물의 상쇠까지 하셨으니 국악의 저변을 모두 섭렵하셨다.
이분을 지켜보면 거의 만능 국악인 인데 그 하나하나도 연주나 소리가 졸 하지 않으며 지금껏 노익장을 과시하시니......
우리 고향의 자랑스러운 인물이 아닌가!
지금 곧 80의 연세가 되시는데 시조창의 보급을 위한 열정을 보면 존경심을 금할길 없다.
우리 의 남원의 시조창이 명맥을 이어가는것은 많은 사람들이 무시하고, 돌아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사람이라도 바로 가르치시려는 선생님의 헌신적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늘 배운게 없는 사람이 남을 가르치는것이 부끄럽다는 선생의 겸손함도 오랜 시조창으로 다듬어진 심성이 아닐까?
그분의 지난 삶을 훔쳐보고 싶다.
* 양경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1-17 2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