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고 싶다면 바르게 걸어라
몸은 일자, 발은 11자, 스탠스와 보폭은 일정하게
한때 손을 눈높이까지 올리며 큰 동작으로 걷는 '파워워킹'이 유행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처음부터 무리하게 걷는 것보다는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게 단계를 조절해 가며 걷는 맞춤형 걷기가 대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머리와 어깨, 엉덩이 그리고 발이 일자가 되도록 몸을 꼿꼿하게 세워 걷는 것.
국내 유일의 걷기 박사인 이홍열 박사는 "허리와 어깨, 가슴이 구부정하게 되면 머리가 앞으로 숙여지거나 반대로 턱을 심하게 치켜들게 되는데, 이럴 경우 목 부위와 어깨 주변의 인대와 근육에 무리가 가면서 통증이 생긴다"고 조언한다.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걷기가 오히려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말이다.
가슴을 펴고 어깨를 수평으로 한 뒤, 달걀 하나를 쥔 듯 가볍게 주먹을 쥔다. 손목을 안쪽으로 3~5도 정도 비틀고, 엄지손가락을 가슴 쪽으로 향하게 한 상태에서 팔을 편안하게 흔든다. 가장 이상적인 자세다.
운동 시간은 일반적으로 하루 30분 정도가 적당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체력 수준에 따라 운동 강도와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이 박사는 "최고운동능력을 100으로 했을 때 초급자의 경우 약 30~60 정도의 에너지 소모가 적정하다"고 말한다. 그는 초급자를 운동수행능력에 따라 다시 A, B, C 세 등급으로 나눈다.
운동수행능력이 좋은 A등급의 사람은 약간 힘들다고 느껴질 정도인 분당맥박수 약 130회의 강도로 50~60분 정도 걷는 것이 적당하다. B등급의 경우 분당맥박수 약 110회 정도에서 40~50분, C등급의 경우 분당맥박수 약 90회 정도에서 30~40분 정도가 적당하다.
착지 동작도 매우 중요하다. 우선 착지 시에는 무릎관절을 180도 펴는 것보다 170도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착지 시 무릎을 180도로 만들 경우 무릎관절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또한 착지할 때는 발뒤꿈치부터 바닥에 닿게 하여 무게중심을 발바닥으로 이동시킨 후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킨다.
마지막으로 발끝으로 땅을 치면서 이동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머릿속으로 계속 그리면서 걷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오른발 안쪽 복사뼈와 왼발 안쪽 복사뼈 사이의 거리인 스탠스는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 박사는 "일반적으로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의 경우, 걸을 때 스탠스가 넓고 일정하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하체 비만인 사람들의 경우 스탠스가 심하게 넓은 편이다. 스탠스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 일반적인 수치로 말할 순 없지만 일정한 폭만은 유지해야 좋으며, 점차 스탠스를 좁혀나가면 운동 효과도 더 커진다.
걸을 때 두 발은 11자 모양이 되면 좋다. 11자 모양은 걸어가는 방향과 발 모양이 나란히 되도록 걷는 것이다. 팔자걸음으로 걷다 보면 발바닥 전체에 고루 힘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금방 피로해진다.
팔자로 걸으면 조금만 걸어도 피로
나가기 전에 적당한 운동장소를 물색하는 것도 중요하다. 걷기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아무 데서나 무작정 걸어서는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심한 경우에는 오히려 부상을 입거나 통증이 유발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걷기 초보자에게 중요한 것은 착지 순간마다 발목과 무릎관절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노면을 선택하는 것. 이 박사는 걷기에 가장 좋은 순서로 잔디밭길, 흙길, 우레탄길, 아스팔트길, 아스톤길, 시멘트길, 내리막길 등을 꼽았다. 초급자에게는 경사지보다 평지에서의 걷기가 그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하루 중 걷기에 가장 적절한 시간은 점심시간 후인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 이 박사는 이 시간대에 자신의 운동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전 10시에서 12시 사이도 나쁘지 않지만 저녁 5시 이후나 특히 오전 10시 이전 시간대에는 운동능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부상 위험도 크다. 따라서 아침에는 무리하지 말고 적절한 강도를 유지해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이 박사는 겨울에 1시간 정도 걷기를 할 경우에는 중간에 굳이 물을 마실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겨울에는 물의 흡수력이 낮은 데다가 땀이 적게 나기 때문에 1시간 걷기로는 우리 몸의 염분 농도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오후 2시에 잔디밭길 걷는 게 가장 좋아
이 박사가 추천하는 가장 좋은 워킹 방법 중 하나는 경보워킹이다. 이 걷기 방법은 넓은 장소가 필요 없어 실내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전신을 움직이기 때문에 운동 효과는 다른 워킹 방법에 비해 오히려 더 좋다. 따로 시간을 내 걸으러 나갈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에게도 적절한 걷기 방법이다.
직장인들의 경우 출퇴근 시간대를 활용해 생활워킹을 즐기는 것만으로 다이어트나 건강증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성기홍 한국워킹협회 부회장도 워킹의 생활화 의견에 적극 동조한다.
일주일에 5번, 하루 30분 걷기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530걷기'를 주장했던 성 부회장은 최근 '3010 캠페인'이라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 '3010 캠페인'은 이동 시 30분 이내 거리는 걸어가고, 10km 이내 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가자는 것으로 굳이 시간을 내서 걷기운동을 하기보다는 걷기를 생활화하자는 취지다.
성 부회장은 "한때는 노동에 속했던 걷기가 최근 운동으로 각광을 받고 있고 앞으로는 문화로서 자기매김하게 될 것"이라며, "이벤트성 걷기 행사보다는 문을 열면 바로 운동을 시작할 수 있는 그런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훈 기자
hu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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