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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방에서 굶주린 자매는 사회적 돌봄을 요구할 권리를 무시당해 왔다. 돌봄이 아동의 권리가 될 수 있도록 아동의 요구를 중심으로 하자!

글쓴이 : 양경님 날짜 : 2013-02-05 (화) 20:06 조회 : 1733

월세방에서 굶주린 자매는 사회적 돌봄을 요구할 권리를 무시당해 왔다

돌봄이 아동의 권리가 될 수 있도록 아동의 요구를 중심으로 하자!


정책위원장칼럼성태숙 (사)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위원장


    경기도 고양시의 반지하 월세방에서 부모의 방치로 굶주림과 병마에 찌든 세 자매가 발견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짧은 사실만을 전하는 신문의 글자들 사이로도 어린 자매가 겪었을 굶주림과 외로움, 병마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져 아픈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사건의 중심에는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가 5~6년 동안 일자리를 찾아 여기저기를 전전하고 다녔다는 것과 식당 등에서 일을 하며 찜질방 등을 전전했던 계모가 자매에게 최근 2년 이상을 월세 23만원과 생활비조로 고작 월 15만원을 부친 것 외에는 자매를 방문조차 하지 않은 “해도 해도 너무한 보호자”들이 있다.

    그나마 셋 중 건강 상태가 가장 양호한 첫째가 그야말로 먹고 살려고 인근 인쇄공장에 취직을 하려다 목사님에게 발견이 되어 주민센터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일이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참 사는 게 드라마 같다고 하더니만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요즘 세상에도 못 먹는 사람들이 있는가?“하고 쉽게들 말들 하지만, 이제 우리 사회 안에도 굶주리는 약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시 한 번 뼈저리게 알아야 할 것이다.

    생활비 월 15만으로 밥과 김치 말고는 다른 것을 제대로 먹어볼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고, 겨울에도 난방을 못할 정도로 살았다고 하니 다른 말에 앞서 어린 아이들이 겪었을 세상의 참혹함에 절로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이다. 어린 자매의 삶이 이렇다보니 학업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둘째나 막내 모두가 장기간의 치료와 대수술을 필요로 할 정도로 건강이 많이 안좋다고 하니 그 또한 너무 염려스러울 뿐이다.

    첫째가 19살이라 하니 못 잡아도 쉰 이쪽저쪽을 바라볼 아이들의 아버지나 제대로 된 살림집이 없는 것인지 식당과 찜질방을 전전하며 살아왔다고 하는 계모는 그저 먹고 죽지 않을 정도로 돈을 버는 데에도 혼신을 다해야 하는 세상살이로 부모의 어진 마음도 거두고, 사람이 할 도리도 잊게 만드는 줄 모르지 않기에 그저 어린 것들이 안타깝고 가슴 아프단 말 외에는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이런 사건을 그저 “무책임한 부모가 저지른 매우 극단적인 아동학대의 사례”정도로만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방임은 학대나 다름없다고 아이들의 부모를 처벌하고, 자매를 시설이나 긴급 구호에 의지해 해결하는 것만으로 이 문제가 끝나지 않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게 한다면 이 문제를 이 가정만의 것으로 한계 짓고 이 가정과 관련한 해법만을 내놓는 꼴이 되니, 그것이 여태껏 아동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정부가 해왔던 가장 전형적인 형태이고, 실은 문제의 근원에서 문제를 키워온 가장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한 때문이다.

    이런 문제들을 하나하나씩 만날 때마다 이런 사건과 징후들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를 우리는 냉철히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어떤 정책이 대안이 있을 것인지, 어떠한 법과 제도를 어떤 원칙 하에서 세워야 도대체 인간이 인간일 수 없는 이런 일들이 조금이라도 예방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나 이제는 국민의 어머니가 되어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의 가치를 삼겠다고 하는 박근혜 당선자는 이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떠한 허술한 점이 이 자매에게 일어난 일을 막지 못했던가를 깊이 고민하고 다시금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돌봄 정책에 대한 근본적 진단이 다시금 필요하다. 사라져가는 이 명박 정부에서 돌봄 정책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논의되어온 주제의 하나는 돌봄이 교과부와 복지부, 여가부 등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중복과 누락이 심각하고 예산이 비효울적으로 집행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런 진단에 따라 정권 말미에는 세 부처가 모여 협약을 체결하고, 그 흐름 위에서 박근혜 당선자는 학교를 중심으로 돌봄을 기본틀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돌봄정책의 가닥을 잡고 있는 줄 안다.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은 돌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하는 지역아동센터이지만, 현재의 인수위원회 등에서 돌봄정책이 어떤 가닥을 잡아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들을 수 없고, 어떤 의견도 제시할 수 없는 답답함에 따른 것이다.

    어쨌든 이런 사건들이 간헐적이긴 하지만 지속성을 띠고 있고, 개별 사건들마다 국민들의 눈을 찌푸리고 믿기 어렵다는 국민들의 반응이 나올 정도로 심각성을 유지하고 있다면 그것은 정책 설정에 무언가 수정이 필요하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고 본다.

    즉, 현재의 돌봄정책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부처간의 소통과 협력 체계를 수립하고 학교 등의 기본 인프라를 100% 활용하여 돌봄을 확대하는 것과 무엇보다 그로써 정부가 가장 바라고 있는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긴 하지만, 그보다 더 시급하고 면밀하게 수립해야 할 것은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을 발굴하는 것과 돌봄을 아동기 전반의 보편적 권리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돌봄의 권리 의식을 국민들 속에 깊이 각인하는 일이다.

    사실 정부의 가장 큰 역할은 국민을 잘 돌보는 것이고, 이에 따라 국민들을 연령이나 성별 혹은 소득별 등의 여러 범주로 나누어 어떻게 잘 돌볼 수 있을 것인지 그 세부적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돌봄은 현재 영유아에게만 집중되어 있고, 학령기로 넘어서면 교육이 그 세대의 주요한 과제로 설정되어 있는 식이다. 박근혜 당선자가 이에서 진일보하여 초등 돌봄교실을 7.000개까지 확대하고 원하는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생들을 위해 밤 10시까지 학교 돌봄교실을 운영하겠다고 하여 겨우 돌봄을 초등학교까지 확대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돌봄 정책의 근저에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어른들의 욕구가 더 크게 포진하고 있을 뿐이고, 미래의 국민인 아동들의 욕구와 권리는 제대로 포착되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 사실이다. 이러한 정책은 특히 학령기 이후의 아동들의 돌봄은 필수적인 국가나 정부가 신경을 써야 할 몫이 아니며, 오직 일을 하는 보호자들이 돌볼 수 없는 경우에만 고려의 대상이 될 뿐이라는 낡은 프레임 속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아동들의 돌봄은 아동 자신의 욕구나 권리가 아니라 보호자의 요청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일이 되어 있다는 것이 거듭 지적을 해도 국가가 모르쇠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즉, 국가나 사회가 먼저 아동기 전체에 걸쳐 면밀한 돌봄을 제공하겠다고 나서야 하고, 이에 대해 아동과 가정에서 그를 거부할 때에만 국가와 사회는 그 의무는 해소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돌봄 정책은 국민들이 요구하지 않으면 정부의 의무를 상당히 방기하도록 구조적으로 설정되어 있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아동의 돌봄에 대한 국가의 의무와 아동 자신의 권리는 보호자의 요청에 의해서가 아니라 천부적 인권으로써 주어진 것이다. 어디서 어떤 돌봄이 필요한지 이를 결정하고 요구할 권리는 아동을 아동이라는 미성숙의 상태로 사회적으로 설정해 놓은 한, 그리하여 모든 경제적 활동과 시민으로써의 제반 권리에서 사회적이고 구조적으로 이들을 제외하고 있는 한, 모든 인간에게 생존과 성장을 위해 반드시 이 사회가 제공할 의무가 있는 보편타당한 권리라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런 권리를 실현하는데 있어 현재의 정책이 어떤 부족함을 지녔는지를 다시금 면밀히 검토하고 보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다음 사항들은 돌봄을 아동의 보편적 권리로 제대로 수립하는데 반드시 중점적으로 고려되는 것이 옳다.


    첫째, 아동에 대한 돌봄은 각 가정의 몫이 아니라 아동 개개인의 보편적 권리로 이를 정부와 사회가 일차적으로 담당하는 것이 옳다고 하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이를 전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대대적인 인식 개선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공무원들의 철저한 반성과 성찰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둘째, 아동들이 각 연령대별로 각 욕구별로 필요한 돌봄이 무엇이고, 이를 아동들 자신이 요구하고 보장받을 수 있는 체계를 수립하여야 한다. 돌봄은 아동의 보호자가 아닌 아동 자신의 만족에 의해 달성되는 것이다. 아동에게 학습이나 교육적 활동이 돌봄을 대신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셋째. 아동이 돌봄을 받을 수 있는 보다 다양한 시설과 인력 및 돌봄의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고, 이를 위한 국가 예산이 균형 있게 집행되어야 한다, 아동들이 돌봄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이를 위한 각종 전문적 인력과 다양한 시설과 구체적 제도를 마련하는데 필요한 행정적 뒷받침도 당장 마련되어야 한다. 국가와 정부는 그 동안 아동들이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이로써 사회적으로 다른 세대들에게 차별당해 왔음을 인정하고 사과하여야 한다. 아동기에 인권에 대한 충분한 배려가 없이 오로지 국가의 성장 동력의 일원인 인적 요소로만 효과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구조적 억압과 차별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넷째, 아동의 돌봄은 아동 개개인의 욕구를 중심으로 이를 우선적으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현재 박근혜 당선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학교중심의 돌봄 체계 수립에 대해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바이다. 학교를 중심으로 한 돌봄 체계의 수립은 예산의 효율적 집행과 행정적 편의성은 도모할 수 있으나, 그것이 과연 아동들의 욕구를 중심으로 한 정책 설계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건에서 보아지듯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는 아동들은 이미 학교에서조차 탈락하고 있으며, 당선자가 설계하고 있는 초등 연령을 넘어선 아동기 후반에도 돌봄은 매우 중요하고 사활적인 사안이 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초등 돌봄교실로는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음이 명백한 사실인 것이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돌봄 시설과 인력 및 특하 학교와 지역사회 양자의 균형적인 돌봄 체계의 수립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음이 명백해지고 있다. 따라서 당선자는 학교 일방이 아닌 학교와 지역사회 양방의 돌봄 체계 수립으로 돌봄 정책의 방향을 수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체 아동들이 이런 돌봄체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갖고 이를 권리로써 충분히 향유할 수 있도록 교육과 정보와 이용 시범을 충분히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온 국민은 돌봄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약자가 되는 순간 돌봄은 생존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아직도 아동들이 춥고, 배고프고, 홀로 내버려져 있고, 폭력 앞에서 무력한 순간들이 부지기수로 당해야 한다면 우리가 어찌 야만을 벗어났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그래도 문화와 문명을 이야기하고, 인권과 법치를 이야기할 수 있으려면 우리 속에서 가장 약한 사람들에 대한 기본적 배려는 제도적으로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다. 돌봄을 아동들의 권리로 하루 바삐 수립해야 한다. 아동들이 걱정없이 자랄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하여야 우리의 다음은 약속될 수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지금 당장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 그렇지 않으면 다음에는 정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장담을 할 수가 없다.


2013년 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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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Tel : 02-732-7979 / Fax : 02-732-7980 / E-mail : kaccc@kacc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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