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면 택내리 영사정을 찾아서
“영사정도 몰라? 문화재 보물 !
오늘(2007.9.13) 문화대학에서 선비문화의 대표라고 할수 있는 누정을 배우면서 몇년전
남원향토문화연구회에서 다녀온 영사정이 생각나 그곳을 찾아 갔다.
금지평야. 요천강(섬진강)을 끼고 형성된 남원의 진땅인 곳,영사정.
잠시 허허벌판에서 갈 길을 잃고 있다가 서쪽으로 불쑥 솟은 절벽의 바위산을 바라보니 생각이 났다. 고리봉이다.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소금을
실은 배가 경남 하동에서 구례와 곡성의 섬진강과 금지평야를 거쳐 남원까지 올라가 닻을 내렸다고한다. 이때 소금배를 매어 둘 쇠고리가 고리봉
암벽에 있었는데 그래서 산 이름도 고리봉이라고 한다.

황금물결이 기대되는 금지평야를 적시는 섬진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금
산길을 돌아가니 절벽 언덕 위에 시원한 하늘을 배경으로 건물이 한 채 서 있다. 영사정(永思亭). 기묘명현(己卯名賢)인 사제당(思齊堂)
안처순(安處順)의 아들 죽암(竹巖) 안전이 1521년(중종 16년)에 지은 정자라고 한다. 부친의 묘소를 자주 찾아 볼수가 없어 이곳에서
망배하기 위하여 영사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부친을 오래도록 사모하였다다고 한다.
정자에 올라 앉으니 멀리 지리산 자락이 눈에 잡히고
금지평야를 적시는 요천강과 순자강이 합류하여 섬진강이 된다는 곳이 보인다.세강이 한꺼번에 조망되는 천혜의 절경을 한눈에 품은 영사정. 그러나
기묘년 화를 당한 아버지를 기리는 아들에게 이 천하절경이 눈에나 들어왔을까. 우리는 기둥마다 건 주련의 비틀리고 오그라든 글씨에서 세월의 잔상을
볼수 있었다. 1830년 편액목판으로 제작한 <기묘제현수필>. 39명의 선비들이 안처순을 위해 쓴 글과 서신을, 주고 받았던 간찰이
들어있다는 곳을 확인했다.
세상이 어수선 할 때는 꽂꽂한 선비를 만나고 싶다. 지부복궐척화상의소(持斧伏闕斥和上議疏),
지부상소(持斧上疏)로 유명한 조헌이나 최익현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주위에서 자주 접하는 선비들. 노사 기정진, 매천 황현, 하서 김인후, 정암
조광조, 소쇄공 양산보, 학포 양팽손, 눌재 박상, 신재 최산두 등. 그들을 만나 세상을 논하며 그렇게 그들의 삶을 엿보고 싶어지는 것이 우리
일행들의 바램이라고 할까?

섬진강을 고개 돌리니 고리봉 품안에 안긴 ‘안터’마을이 석양에 바쁘다. 안터마을은 6.25 등
난리가 그렇게 났어도 전사자 한 사람 없었다고 한다.
좋은 터에다 마을을 세워서 그런다고 마을 사람들은 생각한다. 어쩌면 처음 마을 터를
잡았다는 안처순이 기묘사화로 화를 당한 것으로 야무지게 액막이를 했던 모양이다. 그 조상 덕에 마을 주민들이 평안한지도 모를 일이다.
기묘사화 당하면서 아무지게 액막이한 선조 덕!
안터마을은 전체 가구 25호에 주민 50명도 되지 않은 작은 동네이며 안처순의
후손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아이들의 울음소리 끊긴지 오래고 가장 어린 사람이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라니 이러다가 마을이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란다.
특히 안처순의 14대 후손 안용섭(74)씨의 걱정은 문중 일을 도맡아보는 도유사로 마을에 있는 사제당(思齊堂)이나
전시관을 관리하는 일이 갈수록 힘에 부친다고 한다.영사정 근처는 몇 년전보다 좀 나아지긴 했지만 벌초를 못해 풀이 우거진 묘들이 눈이띄어
대명절인 중추절을 눈앞에 두고 자손들의 근황이 염려스러웠다.
더욱이 얼마 전에는 도둑이 들어와서 놀랬다고 한다. 지금도 선조를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려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편히 누울 수 없다고 한다.안처순이 남긴 유품 중 <기묘제현수필>과
<기묘제현수첩> 2점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데 그것을 훔치러 왔던 것 같다. 다행히 진본은 한국학연구원에서 보관하고 있어 화를
면했다고한다.
영사정을 답사하고 돌아오는 길은 아주 상쾌했다 . 한곳 한곳을 정확히 알아간다는 것이 이렇게 기쁠 수가 있을까? 오늘
누정문화에 대하여 배우고 보니 남원의누정문화도 관광상품의 한부분이 될수있겠다라는 생각이 났다.
은둔이란 벼슬에 연연하지 않는
물외한인(物外閑人) 의 고고한 생활을 즐기며 지락에 이르는 한 방법이라고한다..마음을 비우고 몸을 낮추어 물소리 바람소리에 묻혀 사노라면 어느덧
자연과 하나되어 자연에 몸을 맡기고 대붕(大鵬)처럼 광활하고 무궁한 세계에 거리낌없이 소요하는 자만이 무소유의 진정한 자유인이라고 장자가 말한
글이 떠올랐다.
자연과 직접 대화하고 자연의 입이고 귀인 누정!
인간을 부르고 인간의 말을 듣는곳!
바라만 보아도 아름답고 그
자리에 앉아 있기만 하여도 심신이 맑아지는 대화의 통로!
하늘을 조각하는 바람과, 땅을 조각하는 물,그리고 사람을 조각한다는 누정문화를
남원에서 느낄 수 있는 날이 없을까?
세월의 향수를 만끽할수 있는 남원의 누정문화 복원을 위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