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 속에 한 발짝도 떼고 싶지 않는 날이다. 그러나 내 생각만 할 수 없다. 평소 알고 지낸 지인께서 대산면신계리마애여래좌상을 안내 해 달라고 하셨다. 이 마애여래좌상은 지금 군에가 있는 아들 지훈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방학숙제로 “지역의 문화유산 찾기”가 인연이 되어 가끔 이 고장을 찾아온 손님들께 안내해본 경험도 있었지만 오늘은 참 의미가 깊은 날이다.귀중한분과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어릴적 집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그렇게도 높게만 보였던 풍악산!
소나무 숲의 오솔길을 오르다보면 소나무 숲 사이로 마애여래좌상의 모습이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채촉한다. 성곽처럼 담을 쌓아 놓은 곳에 웅장한 모습의 부처님을 보면 감탄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석굴암의 부처님보다도 더 거대하고, 위대하고 웅장하다고 하는 분들도 많다. 어찌 느낌을 말로다 형용할 수 있으랴!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보이는 보물 제423호의 마애여래좌상은 인적이 드문 곳에 있기에 찾는 사람들은 별로 없지만, 단에는 정한수와 공양, 그리고 주위를 밝히는 향촉이 있으며, 주변도 얼마나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는지 모른다. 누군가의 정성이 지극하다는 생각에 궁금했었는데 드디어 오늘 그분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그분이 무문(無文)스님!
무문스님은 신계리마애여래좌상과 인연이 닿아 10년째 예불 및 봉양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소중한 부처를 시봉하는 이가 없어 이곳에 주저앉아 매일 주변을 정돈하고 공양 및 예불을 드리고 있다며. 10여 년간의 예불을 통해서 마애여래좌상과 관련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도선 국사가 왕건을 통하여 삼국을 통일할 계획을 세우고 심산유곡인 이곳에 극비리에 부처를 모시고 삼국통일을 위한 기원을 올린 곳이 곧 신계리마애여래좌상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지금 도선 국사가 마애불을 지키며, 좌선을 했다는 좌선대와 그 옆에 돌을 쌓아 놓은 형태로 남겨져 있다.


마애여래좌상의 하단 마루바닥을 설치하여 단상을 이룬 듯한 공(파인구멍)이나 우측에 기둥이 설치되었음직한 파임 등으로 닷집에 부처를 모셨고, 단을 설치했으며 바닥에서 나오는 토질 등으로 보면 바닥은 온돌이 놓여 진듯하다고 설명을 한다. 또 삼국통일과정에서 그 희생된 영혼이 많아 그 영혼을 위로하기 위하여 호국위령제라도 올려야 온 누리가 평안하고 남원이 부흥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무문스님은 경남 양산 동면 사송리 송정암에서 동진 출가하여 부산 범어사 중학교를 다니었고 월송스님에게 계를 받고 불국사, 태백산 정암사, 오대산, 남해보리암, 육아사 등 불교에 입문하여 수도에 전념하였다. 현재 신계리마애여래좌상과 연이 되어 10여 년째 공양과 예불을 드리고 있다. 거대한 바위를 몸체 뒤의 광배(光背)로 삼고 자연 암반을 대좌(臺座)로 삼은 마애여래좌상은, 부조의 양감이 매우 풍부하다. 3m가 넘는 이 불상은 현재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민머리 위에 있는 상투 모양의 머리묶음은 유난히 큼직하고 풍만한 얼굴과 거기에 알맞게 묘사된 눈/코/입은 생기가 있으며 근엄한 편이다. 어깨는 넓고 가슴은 발달되어 있으며, 입체감이 살아있어 생동감을 느낀다. 옷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왼쪽 어깨에만 걸쳐 있으며, 옷 주름은 평행의 선으로 간략하게 나타냈다. 두 수인은 배에 놓고 있는데 왼 수인은 바닥이 위로 향하였고 오른 수인은 등을 보이면서 검지와 새-끼손가락을 펴고 있다.


구슬처럼 둥글게 표현한 머리광배에는 연꽃잎을 표현하였는데 이러한 구슬 모양의 머리광배는 그 예가 별로 없는 특이한 것으로 주목받는다. 양감이 풍부한 얼굴 표현 등은 통일신라 후기의 특징이지만, 풍만한 신체에 비하여 각 부분의 세부표현이 간략화 된 점 등으로 보아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불상으로 여긴다.
특히 신계리마애여래좌상은 국가의 통일과 화합, 그리고 민족의 부흥을 위하여 설립된 민족불이면서 "왕건에 의해 삼국을 통일하기 위하여 설립된 비밀 기도처였다.대산면 대곡리에 고암사라는 사찰이었었다고는 하나 기록이 없다 마애여래좌상도 그 위상이나 거대함, 그리고 풍기는 인자하고 평안한 미소 등이 그 권위를 나타내고 있다그러나 기록이 없어 아쉬울따름이다. 무문스님의 설명을 통해서 그동안의 궁금증을 푸는데도움은 되는 부분이 많았지만 아쉬운점이 많고 이곳에 관리사라도 지어 누군가가관리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다.


신계리마애여래좌상을 만난 지인께서는 유구한 역사 속에 인간을 보호하고 중생을 계도하는 부처인데, 그 가치와 깨우침을 모르고 사는 현실을 아쉬워하며 이제 이를 보호하고 관리해야 함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몫이라고 강조하셨지만 우리들은 무슨힘이 있으리요. 산자락을 내려오면서 뒤돌아 보니 발길을 떼기 어려웠다. 소중한 사람을 떼어 놓고 오는 기분이들었다.마애여래좌상이 내려가는 우리를 바라보며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느낌이 들었다. 각자 보는 방향에 따라 혹은 생각에 따라 표정이 다르게 나타나 금방이라도 우리를 향해 걸어 나와 일행들의 손을 잡아 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찾아 갈때마다 이런 느낌이 항상있는것은 나도 그 마애여래좌상과 인연이 깊어지나보다

* 양경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8-27 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