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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답사]

꿈엔들 잊힐리야 효촌마을

글쓴이 : 김재희 날짜 : 2008-01-13 (일) 21:05 조회 : 1607


꿈엔들 잊힐리야 내고향 효촌.
2008년 1월 13일 김재희

지리산 자락 이백면에 효촌마을 이라고 있다
마을입구의 표지석이 유달리 정겨워 보이는것은
그 돌위에 새겨진 글이 윈지 따뜻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포근한 보금자리 효촌마을 입니다
그돌을 따라 들어가다 고개를 돌리면 뒤편에는 부끄러운듯
꿈엔들 잊힐리야 내고향 효촌 이라고 적혀있다

마치 실향민이 가지 못할 고향의 그리움을 달래듯한
이 고장은 누구에게 그런 애틋한 사랑의 대상이었을까?

마을로 들어서면 퇴락한 몇가옥의 집들이
초라히 그 목적을 다하고 쓰러질듯 비스듬이 서있고

큰 오석 비석에는 좌청룡 우백호가 힘차고 뚜렸한
천하명당 매화낙지에 부보봉양 잘하고 오손도손 이곳에서 평화롭게 살다가신 앞사람 들을 잊지말자 는 불망비가 세워져 있다

이 얼마나 정겨운 일인가
마을입구의 송덕비나 정려 효자비각보다
느끼는 감정이 살갑고 깊었다

마을을 뒤편 작지만 어젓한 수월봉을 따라 오르다
오랜 우물자리를 만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놀라운 정경을 만나서 한참동안 발길을 멈추었다

그곳은 기능을 다한 옛 우물이 었는데
초라하지만 지붕까지 만들어 덮어져 있고 무심코 지날 오석비가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 적힌 시를 보고
다가오는 잔잔한 감동을 감출길 없었다

우물 부근에 사시는 윤명호 씨라는 분이 만들어 놓으신 것으로 각되여 있었다

수실봉 뿜어내는 맑은 공기 들이쉬고
춘하추동 한결같이 솟아나는 솔치 샘물 마시며
용재들 알찬곡식 평생먹고 살았스니
무릉도원 따로 있나 효촌이 바로 그곳인저


정직하고 순결한몸 절로 늙어가리
인고의 세월 갈바람에 띠우고
다시 맞을 봄기운 반김이 거듭되어
팔십년 세월이 홀연히 흘렀구나
추우나 더우나 한결같이 솟아나는 솔치 샘물은
갓 시집온 새댁이 늦잠이라도 자는 날이면
밤새 고인물 바닥이나
고인 쪽쪽 바가지 극는 소리 멀리 퍼지니
고단한 시집살이 한층더 고달프구나

태고 시절 이 샘물 주위에 한집 두집모여 효촌이 되어
어둠속에 눈 비비며 이 물 길어다
조앙에 정안수 먼저 올리고가장의 안녕을 빌었건만
이제는 상수도 시설로 뒷전이 되어
수백년 은공은 간데온데 없고
허술히 방치되어 비바람 피하라
지붕 덮노라

아련한 옛날 고향생각이 나며 가슴이 아려온다
누가 이처럼 용도폐기된 공동우물에 깊이 감사하며
이런 고운 마음을 시로 적어 두었는가

부모은공 다 버리고 기일도 잊고 사는 사람이 얼마이며
돈 몇푼에 오랜 신의도 헌신 벗어 던지듯 하는 세태에
이미 아무도 찾지 않는 우물에 깊은 감사를 하며 보전하는 마음 앞에
발길을 멈추고 머리숙여 예라도 표하고 싶었다

퇴락한 우물위에 덮힌 뚜껑을 살며시 열어보니
아직도 맑은 물이 소담하게 담겨있었다........

포크레인 이 한번 지나면 옛추억과 흔적들이 송두리째 없어지고
허망한 가슴처럼 뻥 뚫린 큰길이 생겨나고 몇 년만
지나도 변해버린 낯선 고향을 찾기 어려운 세상인데
이런 보석 같은 마음이 있으니
물어 볼것도 없이 좋는 이웃이 평화롭게 사는 마을 일 것이다
마을을 돌아나오며 다시한번 마을 표지석의 글을 읽어 보았다

꿈엔들 잊힐리야 내고향 효촌....................


* 양경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3-16 21:14)

양경님 2008-01-13 (일) 23:44
  오늘 그 솔치샘을보니 나의 어릴적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멧돌(확독)에 갈아준 보리쌀을 잠이 덜 깬 눈을 비비며 샘으로 씻으러 다녔던 어린시절.
상치도 씻고 깻잎도 씻고 갈치도 씻어 제일 맛있는 곳은 할아버지 할머니께 드리고 나머지 가지고 형제들과 둘러앉아 어머니 아버지가 주신대로 삼키던 제비같은 그 시절이 너무너무 그립습니다.
갈치 한도막으로 밥 한그릇
김한장으로 밥 한그릇
계란 후라이 한개가 밥 한그릇을 먹게 했던 시절이지요.

오늘 솔치샘을 보니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 아버지생각에 마음이 우울했습니다.
할머니.할아버지가 항아리로 물을 길러 오던 샘.
어머니가 양철동으로 물을 이고 나르던 샘.
아버지와 오빠들이 수대(빡께스)로 양손으로 물을 길어 오던샘.
필림처럼 지나가는 지난시절이 너무너무 그립습니다.


동네에 초상이 나면 제일 먼저 물을 덮던
동네에 잔칫날이 있을 땐 샘물이 바닥이 나고
동네 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서려 있는 샘이 바로 오늘같은 샘이었습니다.
솔치샘을 보고 온 오늘 하루는 어느날보다 우울함과 희망이 교차되었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언젠가는 솔치샘처럼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쓸쓸함 속에 살아야 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변한다 해도 샘물은 끊임없이 솟아 오르니 아직도 살만한 세상이라고 말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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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희 2008-01-14 (월) 08:58
  요즘 상수도 물 관리 문제로 매우 어수선하며
몇몇분들은 추운 겨울에 성전을 벌리듯 시청앞에서
철야데모를 하고있습니다

위의글을 보면 그 이유와 해답도 찾을수 있을듯 싶습니다

인류의 발상도 물을 주변으로 생기고(강가에)
바이블 구약에서 우물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때의 우물의 의미는 곧 생명과 같은 것이 었습니다

바위샘에서 젖줄같이 공급되던 물 하나로
온동네가 나누어 먹던 시절이 불과 얼마전입니다

이렇틋 귀중한 하늘이 주신 생명과 같은 물을
위의 시를 쓰신 윤선생님 같이 소중이 여기고 우리 스스로
고마워 한다면
관리의 주체는 누가되여도 문제가 없을것입니다

풍부하고 넘치니
귀중한 가치를 잊고 살지만 평안하고
안락함 만이
우리에게 은공을 잊지않는 마음을
간직하게하지는 않는것 같습니다

좀 불편한 생활도 우리에게 많은것을 생각케 합니다
요천변에 맑고 좋은 샘을 파서 개방하여
물져다 먹게하면
누가 관리한다고 나서겠습니까?

과거로 돌아갑시다
솔치샘 물떠 먹던 시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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