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월도 가고 사람도 가고
복 돼지의 해 정해년이 서서히 가고 이젠 풍요를 상징하는 쥐띠의 해 무자년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지훈아!
여기 호남지방은 폭설 주위보가 내렸다.
지금도 눈이 많이 내리고 있는데 우리집은 아무 걱정없다.보일러 기름도 가득 채웠고 먹을 것도 준비 해놓았다.
아들이 강추위 속에서 힘들겠다는 생각외엔.......
지훈아!
군에서 한해를 보내고 맞이하는 너의 마음이 즐겁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의 남자들은 거의 너와 같은 기분을 경험 했으며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아들을 군대 보내지 않을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미워하는것 아니겠니?
지훈아!
주어진 시간, 주어진 환경속에서 우선 3개월후의 너의 모습과 너를 사랑하고 아끼는 부모 형제 친구 친척 지인들을 생각하며 입술을 깨물고 훈련에 임해라.
"시작이 반이다"라고 했듯이 너가 탄 173기 독수리호도 훈련 11일째고 또 한해를 보내고 맞이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아주 의미있는 인생의 값진 시간으로 삼아라.
지훈아!
해맞이 행사들이 취소 될 정도로 눈이오고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사람들은 세월의 빠름을 아쉬워 하는데 엄마는 올 겨울이 빨리 갔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다.이젠 지훈이의 편지를 받아 볼 수 있겠다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안정된다. 힘들어도 편지는 해야돼. 자주는 아니어도.편지가 마음을 정화시키고 안정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심리학자들이 이야기 하는것도 들었다.
"정화된 눈물""카타르시스" 라고 들어 보았지. 울고 싶을 땐 실컷 우는것도 건강에 좋단다. 울고 싶을땐 숨어서 라도 울어보기도 해.남자의 체면을 따지는것은 구시대야.
지훈아!
물가가 엄청 인상되고 실업이 극에달할 정도로 힘든 이때 보람된 군생활로 앞날을 계획한 너에게 많은 사지인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지훈아 !
엄마는 어려움 잘 이겨내리라 믿으며 걱정 안할꺼다.알겠지?
한해를 보내고 맞이하는 종소리는 듣지 못해도 너를 사랑 하는 사람들의마음의 소리는 들을 줄 믿고 새해를 맞이하길빈다
2007.12.31 눈이 많이오는 남원에서 엄마가
* 양경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3-1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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