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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편제 판소리의 탯자리인 남원 운봉 비전마을

글쓴이 : 양경님 날짜 : 2012-07-23 (월) 22:29 조회 : 2201
운봉 비전마을
편집실 07-11 18:32 | VOTE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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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碑) 앞(前)에 있는 마을’

마을의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비전마을은 황산대첩비가 세워지고 이 비각을 관리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살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마을이다. 이성계가 조선건국의 초석을 다진 것을 기념하고자 비각을 세운 것이 16세기의 일이니 비전 마을의 역사는 이미 5백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또 다른 이름 ‘역촌(驛村)’

마을에서 5리 쯤 떨어진 곳에 ‘하마비(下馬碑)’가 있어 황산대첩비를 지날 때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말에서 내려 걸어가야 했는데 이 ‘하마비’가 있던 곳에 ‘하마정(下馬停)이라는 2층 정자가 있었다고 한다. 비전마을이 동편제의 발상지가 된 것은 이 하마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소릿길의 출발지 비전마을

비전마을은 동편제의 가왕인 송흥록이 태어난 곳이고 명창 박초월이 성장한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인근에는 거문고의 전설적 명인인 옥보고가 살았다는 옥계동이 있고 가왕 송흥록이 소리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구룡폭포가 자리 잡고 있다. 인월면 성산리의 흥부마을과 산내면의 백장마을에 이르는 ‘소릿길'의 출발지 또한 이 곳 비전마을이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박초월 명창의 소리 한 자락이 스르륵 펼쳐진다. 복원된 생가에서 비록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녹음된 소리이지만 소리를 배우겠다는 의지 하나로 여원제를 넘어 남원의 권번(券番)으로 향하던 명창의 절절한 사연이 오늘일처럼 다가온다. 명창은 어릴 적부터 소리를 배우고 싶은 소망이 간절하였으나 소리를 배워 기생의 신분으로 빠질 것을 두려워했던 아버지에 의해 14살의 어린 몸으로 혼인을 하게 된다. 그러나 미래의 명창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시집을 뛰쳐나와 소리를 배울 수 있는 권번이 있는 남원까지 홀로 고개를 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또한 가왕 송흥록과 명기 맹열의 사랑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곳 또한 비전 마을이다. 맹렬은 송흥록이 귀곡성(鬼哭聲)을 득음할 수 있도록 독려해 준 조력자였는데 둘의 사랑은 기생 맹열의 이름을 따른 듯 열렬하여 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여러 차례 반복하였다고 한다. 두 사람이 헤어진 후 애끓는 마음을 표현한 단장곡(斷腸曲)이 마을 정자에 현판으로 걸려 있다.

비전마을앞 지리산 둘레길 판소리 체험 한마당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걷다가 멈춰서는 길

지리산 둘레길의 제2구간인 운봉-인월 구간은 문화역사길이라 불릴 만큼 즐기면서 걷기에 좋은 길이다. 그리고 그 정점에 비전 마을이 있다. 그러나 서두르고 재촉해서는 길의 참맛을 느낄 수 없다. 가쁜 호흡을 잠시 내려놓아야 명당 중의 명당으로 꼽히는 황산대첩비지의 안온함을 누릴 수 있으며 신발끈을 잠시 풀어놓은 채 주위를 둘러보아야 송흥록의 단장곡이 서각된 쉼터 현판의 글귀를 만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남원과 운봉을 오가던 장돌뱅이의 한숨과 속울음을 토해내던 소리꾼의 노래가 들려오는 곳. 멈추어 상상하면 다가오는 곳, 이곳이 비전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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